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지난 12월 4일 방송위원회는 TU미디어가 승인 요청한 MY MBC(MBC의 지상파 DMB채널)의 전국재송신을 승인했다. 이로써 위성DMB사업자인 TU미디어는 2005년 5월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2년 7개월만에 지상파방송 재송신이라는 숙원사항을 일부나마 이루게되었다. 시민단체에서는 즉각 반발이 일어났다. 민언련은 '돈때문에 무료 보편적 서비스라는 지상파방송의 생명을 팔았다'고 MBC측을 비난했다. MBC는 연간 20억원 이상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6개 지상파 DMB사업자의 연합체인 지상파DMB특별위원회는 경영상 어려움이 큰 가운데 그나마 유일한 경쟁력인 지상파송신이라는 메리트가 없어졌다며 사업을 포기할 수도 있다며 반발했다. 
사실 DMB는 IT강국 한국의 위상을 세계에 보여준 자랑스러운 사례 중 하나이다. DAB (Digital Audio Broadcasting)이라는 디지털 오디오 기술에 영상 기술을 접목시키고 고도화시켜 세계 최초로 모바일 방송을 상용화한 쾌거를 이루어냈고 지금도 외국에서는 한국의 DMB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DMB업계가 처한 현실은 참담하다. 위성DMB사업자인 TU미디어의 가입자는 작년 말 100만명을 돌파한 이후 올해는 127만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다. 가입자가 250만에는 이르러야 독자생존이 가능한데 현재로서는 요원한 일이다. 지금까지 누적적자가 2355억원에 이르고 2008년초에는 자본잠식의 위기에 몰려있다. 지상파DMB도 문제가 크다. 단말기는 800만대에 가깝게 팔렸으나 무료서비스인 관계로 수입원은 오로지 광고인데 광고매출은 많아야 월 1억 수준이라서 업체별로 매월 수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를 놀라게 했던 DMB가 어째서 이런 지경까지 몰리고 고사위기에 처하게 되었는가?
정책의 총체적인 실패를 빼놓고는 이 문제의 해답을 찾기 어렵다. 우선 위성 DMB와 지상파 DMB라는 두 가지 서비스를 처음부터 모두 욕심을 냈던 것부터가 문제였다. 2005년 불과 반년의 차이를 두고 두 서비스를 모두 도입함으로써 어느 한쪽도 제대로 정착시키지 못하는 우를 범했다. 그리고 무료 보편적 서비스라는 희한한 논리로 지상파DMB를 무료로 서비스하도록 한 것이 큰 문제를 야기했다. 오직 광고로만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한 지상파DMB업계는 곧바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고 반면 위성DMB는 '무료 DMB도 있는데 굳이 돈 내가면서 지상파방송도 안나오는 것을 보아야 하나?'라는 소비자의 회의적인 시선에 직면하게 되었다. 결국 단말기 사업자만 1000만대에 가까운 단말기 판매 호황을 누렸을 뿐 막상 DMB사업자는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
또한 방송위원회의 우유부단함과 시간끌기도 비난 받을 부분이 많다고 본다. 위성 DMB 사업자인 TU미디어가 줄기차게 요청한 지상파 재송신에 대해 처음에는 불가입장을 표명하다가 방송사업자와 직접 합의를 해오면 허용해주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마침내 MBC측과 합의를 했다고 승인을 신청했더니 갑자기 계약 내용이 전국 재송신이 아니니 다시 생각해 보겠다며 시간을 허비하다가 이번에 전국 재송신으로 변경 신청했더니 더 이상 지연할 명분이 없었는지 승인을 해준 것이다. 그 사이 2년반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이미 TU미디어의 어려움은 무거워질수록 무거워진 상태이다.
결국 '무료서비스는 유료서비스를 잡아먹고, 그 무료서비스는 비즈니스모델이 없어 쓰러진다'는 불길한 예측이 현실화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마저 든다. 이제라도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에서 중심을 잡고 종합적인 개선책을 만들어야만 한다. 그렇지않고 차일피일 개선대책을 미루기만 한다면 두 개의 첨단 서비스가 모두 같이 무너지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그것은 결국 대한민국의 손해로 귀결될 것이다. 사실 자기나라에서조차 사업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는 신기술을 선뜻 도입하려는 외국이 있겠는가?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우리는 또 하나의 가능성있는 수출산업을 놓치게 될 것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지금까지의 정책적 실패는 차치하더라도 이제 더 이상 실기할 여유는 없다. 조속한 대책과 과감한 실행이 있어야먄 DMB산업의 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다.   

by 광고인 | 2007/12/09 01:33 | 트랙백 | 덧글(0)

IPTV가 몰고올 변화와 광고에 미치는 영향

지난 11월 15일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IPTV관련 핵심쟁점에 합의함으로써 IPTV의 본격 도입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이날 합의된 핵심 쟁점들은 사업자에 전국면허를 발급하고  KT등 기간통신사업자도 IPTV부문을 자회사로 분리하지 않고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하되 각 지역에서 특정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1/3을 넘지는 못하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대선 정국에 휘말려 내년도 예산안까지 표류하는 상황에서 본회의 연내 통과가 쉽지 않다는 비관론도 있지만 아무튼 이제 IPTV가 도입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것 같다.
사실 우리나라의 뒤늦은 IPTV 도입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IT 전반에 있어 한국의 선진성은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고 IPTV도 누구보다 한국이 앞서 나갈 수 있는 여건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홍콩, 이탈리아, 일본 등이 우리나라보다 앞서 IPTV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가 또 한번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 것은 아닌지 하는 아쉬움을 불러 일으키는 대목이다. 기술변화와 발전을 따라잡지 못하는 정치권과 방송통신융합의 대세에서 서로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방송계와 통신업계의 힘겨루기가 만들어 낸 아쉬움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쨌든 어렵게 시작하는 것인만큼 조속한 시간내에 잘 발전되어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게 된다.
방송계, 통신계 모두 각자의 이해관계 속에서 우려와 기대가 섞인 시선으로 IPTV를 바라보고 있고 이와 관련된 내용은 언론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광고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은 별로 찾아보기 힘들다. 만약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듯이 IPTV가 궁극적으로 기존의 지상파 TV를 대체할 정도로 성장한다면 광고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커질 것이다. 기본적으로 현재의 TV광고에서 정해진 게임의 룰은 공영방송의 수신료를 제외하고는 광고를 접촉하는 대가로 양질의 지상파 콘텐츠를 무료로 시청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IPTV의 경우 통신기업들이 주도권을 갖고 유료방송으로 운영할 것이기 때문에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또한 IPTV를 통해 셀수 없을 정도로 많은 콘텐츠를 소비자들이 골라보는 패턴이 일반화된다면 지금처럼 드라마와 같이 20~30%의 시청율을 보이는 소위 대박 콘텐츠는 나타나기 어려워질 것이고 따라서 광고 집행의 효율성 높이기도 그만큼 어려워 질 것이다.  한편 광고 영업 측면에서도 지금은 지상파 TV의 경우 한국방송광고공사라는 단일 창구를 통해 광고시간대를 구매하여 왔는데 IPTV에서 각사별로 별도의 영업창구를 만들 경우 광고업계 입장에서는 그만큼 업무 효율성도 낮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처럼 IPTV는 광고업계에게 많은 숙제를 던져주는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가 지상파방송에게 'IPTV는 분명 대세이니 우선 대세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는 것처럼  광고업계도 변화하는 환경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개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비자의 시청패턴, 소비패턴에 대한 예측과 분석, 새로운 형태의 광고 개발, 현실과 관련 법제의 충돌에 대한 사전 검토 및 개정 요구 등 광고업계에서도 해야 할 일이 많다. 만약 광고업계 차원에서 그러한 준비들이 따르지 않는다면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IPTV가 광고업계에는 재앙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by 광고인 | 2007/12/08 23:31 | 트랙백 | 덧글(0)

중간광고에 대한 어느 광고인의 의견

방송위원회는 지난 11월 2일 지상파방송 프로그램 가운데 광고를 삽입하는 중간광고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방송위원회는 다매체시대 신규매체 성장으로 인한 방송환경 변화, 지상파방송의 디지털전환 및 공적서비스 구현을 위한 안정적 재원 확보, 방송시장 개방에 따른 방송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상파방송의 광고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중간광고 도입이유를 설명했다. 보완장치로 시청자 입장에서 중간광고로 인해 총 광고시간량이 증가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간광고 도입에 반대해왔던 신문매체, 케이블TV업계, 시민단체들의 큰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방송위원 9명 가운데 5명이 찬성하고 4명이 반대해서 간신히 의결될 정도로 논란의 여지가 매우 많은 사안임은 분명하다.
찬반의 논리는 서로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신문협회는 '신문의 광고점유율이 1997년 39.5%에서 2006년 22.3%로 감소한 반면 지상파TV는 1997년 28.8%에서 2006년 28.6%로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중간광고를 허용할 경우 지상파 TV는 별다른 노력을 들이지 않고 연간 1조 3천억원 이상의 수익을 낼 것'이라며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전북대 김승수교수는 '가뜩이나 수용자들이 다른 미디어로 이탈하고 있는 마당에 지상파방송이 중간광고까지 하는 것은 오히려 잃어버릴 것이 더 많을 것이다. 중간광고로 버는 돈보다는 국민의 시청습관을 강제로 변경시키는 부당한 행위로 인해 유료방송과 다를 바 없는 그저 그런 채널로 격하되고 말 것이며, 공적으로 지원해야 할 명분도 감소시킨다'라는 이유로 적극적인 반대를 표명한다. 반면 방송협회는 '매출증대효과는 396억원에 불과하다'라고 반박하고 있으며 한신대 문철수교수는 '중간광고로 인한 시청자 주권 침해 주장은 명확한 근거가 제시되기 어렵다. 향후 지상파방송의 경영악화로 인해 HD프로그램과 같은 고비용 프로그램 제작이 지장을 받으면 오히려 시청자의 볼 권리가 침해된다. 중간광고는 광고편성권 자율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듯 논란이 많은 지상파방송 중간광고. 여기 한 가지 아이러니가 있다. 당연히 이해당사자 중 하나인 광고계의 의견을 묻거나 그들이 의견을 개진할 여지를 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11월 14일 방송위원회에서 마련한 공청회에도 시민단체, 학계, 케이블TV업계 등이 참여해 다양한 주장을 펼쳤으나 광고업계에는 참여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명색이 주제가 광고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음에도 광고업계는 초청의 대상도 되지 못했다. 모두가 광고업계는 중간광고가 시행되면 단가인상으로 인해 당연히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광고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보건대 중간광고는 얻는 것은 적고 잃는 것은 많은 존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간광고는 프로그램 중간에 들어가기 때문에 광고 시청율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을 것이다. 특히 거부 여론이 높은 점과 광고효과를 감안할 때 중간광고를 장시간 나오게 하기 보다는 짧게 집어넣을 가능성이 높고 그럴수록 광고 시청율은 높을 것이다. 따라서 높은 광고비를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은 전체적으로 단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될 것이다. 결국 단기적으로 광고업계에는 이익으로 작용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의 Tivo 도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청자들은 광고를 회피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게 될 것이고 가뜩이나 인터넷으로 미디어 활용의 중심이 넘어가고 있는 마당에 지상파TV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광고업계에서는 자신들이 특별히 원하지도 않았던 것 때문에 의외의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광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만약 광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미디어를 이용하는 가격이 천정부지로 높아질 것이고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가 질 수 밖에 없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중간광고에 대한 찬반의견을 떠나 이제 더이상 미디어에 대한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광고업계의 의견을 도외시하는 현상은 없었으면 한다.     

by 광고인 | 2007/12/04 14:31 | 트랙백 | 덧글(0)

좋은 글, 감사합니다

스티브 잡스의 연설, 감동적이지요.
우연히 인터넷에서 한글 자막이 있는 동영상을 보았는데
질풍노도의 세월을 보내고 나서
이제는 열정은 살아있되 인생의 깊이까지 느껴지는 좋은 연설이었습니다. 

by 광고인 | 2007/09/17 13:23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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